'완치 어렵다'산재 국비치료 종료통보
산재병원, 하반신 마비 등 중증 장기환자에 소견서 거부
근로자협회"합병증 발생 우려 … 비용 부담"
인천산재병원(옛 인천중앙병원)에서 장기간 치료를 받아 오던 산재환자들이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병원으로부터 치료 종료를 통보받자 이에 반발하고 나섰다.
하반신 마비로 산재 1급 판정을 받아 수년간 병원을 다니고 있는 A(40)씨는 지난 4월 의사로부터 치료 종료를 통보 받았다. 15년 전 산재를 당해 신경인성방광염 등 합병증을 앓고 있지만 의사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더 이상 소견서를 써 줄 수 없다고 해왔다. 결국 국비로 지원받는 후유증상 진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최장 4년 동안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 기간이 끝나면 자가 부담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
역시 하반신 마비로 신경인성방광염을 앓고 있는 B(39)씨 역시 지난 4월 의사로부터 '소견서를 써줄 수 없다'는 답을 들었으나 병원에 항의해 오는 10월까지 연장한 상태다.
지난 12일 한국산재노동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인천산재병원을 이용하는 산재환자 중 치료 중단을 통보받은 5~15년 장기 환자만 10여명에 달한다. 대부분 하반신 마비로 1·2급 중증장애인 판정을 받은 이들이다.
협회는 지난 4월 산재병원 등 산재의료관리원과 근로복지공단이 통합하면서 장기 환자들에 대한 치료 종료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천산재병원 역시 지정 병원에서 공단이 직접 운영하는 체계로 바뀌면서 이전까지 이곳을 관리·감독했던 경인지역 근로복지공단과 동등한 위치가 됐다.
협회 관계자는 "하반신 마비인 산재환자들은 중증으로 더 이상 좋아질 수도 없을 뿐더러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치료를 중단할 수 없는데도 치료를 그만두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산재보험으로 치료가 중단되면 자부담으로 계속해야 하지만 환자 대부분 250만원 안팎인 보험금을 받아 생활을 유지하면서 치료를 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근로복지공단 인천북부지사 관계자는 "의사가 보기에 호전될 가능성이 없는 상태라면 치료를 종료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과거에도 치료가 종료된 사례가 있었고 이번이 특별하다고는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산재병원 산재 담당자는 "치료를 계속할 지 여부는 의사가 판단하는 것이기에 최근 들어 종료된 이들이 늘었는지 여부를 말하기 어렵다"며 "산재병원 운영 체계가 달라졌다고 해서 환자 치료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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