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산재보험으로 인정될 수 있을까...
자살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은 산재보험법 제37조, 동법 시행령 제36조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자해행위는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습니다
다만 정상적인 인식능력 등이 뚜렸하게 저하된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한 경우, 그 밖에 업무상 사유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하였다는 것이 의학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인정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정기준만 보더라도 자살이 산재보험으로 인정되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해행위는 원칙적으로 업무상 재해가 아닌데 예의적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이 몇일 전 자살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사례가 있었는데 이모(43, 여)씨는 남편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해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한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이씨의 남편은 1995년경부터 경주시의 어느 리조트 회사 관리부서에서 다년간 관리업무를 해오다 2009년경 총무과장으로 승진하였지만 회사가 다른 회사로 인수되면서 보직이 변경되었습니다, 그는 자신보다 직급이 닞은 대리 밑에서 책상도 없이 일해야 했으며, 객실 스티커 제거 등 잡일을 해야 했으며 그 과정에서 상사인 부총지배인과 마찰이 빛어졌으며, 2010년 8월경 고객대응 업무를 지원 나갔다가 고객으로부터 심한 욕설을 들은 뒤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습니더
유서에는 "2년 전부터 회사가 너무 힘들었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습니더
1. 2심은 "담당하고 있던 업무 내용이나 업무시간이 그와 비슷한 경력을 가진 동종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통상적인 업무내용 및 시간보다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고, 직장상사와의 관계 등 주위 상황도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열악했다고 할 수 없다. 고객과의 언쟁은 숙박업과 같은 서비스 업종에서는 통상 있을 수 있는 일로서 우울증의 원인이 된 업무상 스트레스로 거론하기는 부적합하다"고 원고패소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갑작스러운 담당 업무의 변경, 변경된 업무로 인한 자존심 손상, 심한 모욕감과 수치심을 유발하는 사건 등에 직면해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이고, 이때문에 급격히 우울증 등이 유발된 것이다. 우울증세 등이 발현, 악화돼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빠지게 됐고 그런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므로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 인과관계가 있다"며 원고승소 판결하였습니다
판결을 보더라도 자살이 업무상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업무에서 비롯한 직무와 관련한 극심한 스트레스가 있어야 함은 당연합니다. 여기에서 직무관련 스트레스는 일회성이 아닌 재해 직전까지 지속된 스트레스이어야 할 것입이다. 일회성의 스트레스 요인에 의한 자살은 개인적 성격에 따른 단순 충동에 의한 사고로 평가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직장인이라면 있을 수 있는 대인관계, 직무 자체 등에서 비롯된 통상적인 스트레스가 아니고 통상적인 정도를 넘어서는 스트레스 즉, 사회평균인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감내하기 힘든 정도의 스트레스이어야 합니다
외에도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사실이 있어야 합니다. 물론 반드시 정신질환에 대한 병원 치료력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치료력이 있어야 의학적으로 자살에 이를 수 있는 정신질환이 있었음이 보다 수월하게 인정될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 정신질환에 대한 치료력이 전혀 없는 경우에는 의학적으로 정신질환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불승인된 사례가 상당히 많습니다
또한 이렇듯 자살에 이르게 할 정도의 정신질환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정신적 억제력을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비롯된 사고이어야 합니다. 따라서 스스로의 죽음에 대한 철저한 사전 자살계획 하에 자행된 사고는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비롯된 사고가 아닌 것으로 간주되어 인정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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